아이가 갑자기 못걷는다면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후기

아이가 갑자기 못걷는다면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후기

아이가 갑자기 못걷는다면

저희집에 초등 아이 (8세)가 최근 독감에 걸려 크게 앓았습니다. 그런데 독감이 거의 나아가는 시점에 아침에 깨우려고 방에 들어가니 다리가 아파서 못 걷겠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일어나기 싫은 꾀병인 줄 알고 나와보라고 했더니 화장실 가고 싶은데 화장실도 스스로 못가겠다고 합니다.

독감에 걸려 집에서 계속 휴식을 취하느라 거의 움직이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다리가 아픈게 이상하게 생각되기 시작했습니다. 나름대로 여러가지 원인을 찾아봤습니다. 다리가 붓고 피가 안통하기 때문인지, 독감으로 인해 고열이 심했던 나머지 신경에 문제가 생긴건지 혼자서는 판단이 어려웠습니다.

아이가 갑자기 못걷는다면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후기

그럼에도 마비증상(?)을 풀어보기 위해 다리를 쭉펴게 하고 계속 마사지를 해주었고, 따뜻한 물에 족욕, 반신욕 등 여러가지 방법을 써봤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종아리 부분을 만지기만 해도 아프고 따갑다고 했고 바닥에 땅을 딛고 걸을 수도 없어서 제가 부축해서 걸어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종아리가 아팠다가, 허벅지, 발바닥, 왼쪽 오른쪽 돌아가며 골고루 아팠습니다.

하루아침에 아이가 걸을 수없고 걷기가 힘들다고 하니 기가 막히기도 하고 겁도 났습니다. 이러한 증상을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감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 무서운 진단명만 머리속에 떠올랐습니다.

한가지 의심가는 진단이 있긴 했는데 이름도 생소한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고관절 활액막염

의심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은 일시적으로 고관절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고관절에 오는 감기와도 같은 것이라고 하는것에 비해 진단명이 상당히 무서운데요.

단어 하나하나를 뜯어서 설명해보자면 ‘일과성’이라는 말은 병의 증상이 곧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고관절’은 엉덩이뼈와 허벅지뼈를 이어주는 관절을 뜻하며, ‘활액막염’이란 고관절을 둘러싸는 막 중에 관절액을 만드는 활액막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곳에 염증이 생긴 것 입니다.

즉, 일시적으로 고관절의 활액막에 염증이 생긴 것입니다.

증상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은 10세 이하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고관절 혹은 슬관절 통증과 파행, 고관절 운동장애를 일으킵니다. 3세에서 12세에 이르기까지 넓게 나타나며 여아보다 주로 남아에게서 주로 발병합니다. 통증부위는 가랑이, 허벅지 안쪽, 무릎 부위에서 나타나며 약하게 아픈 경우부터 걷지 못하는 정도로 세게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원인

일과성 활액막염의 원인으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저희아이처럼 독감에 걸리는 등 상기도 감염 후에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정형외과에 방문했을 때 의사선생님께서도 코로나때 상당수의 아이들이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합니다.

아이가 갑자기 못걷는다면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후기

따라서 세균성 또는 바이러스성 감염에 따른 후유증으로 생각되며 관절 자체의 원인균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간혹 외상, 중이염, 알레르기성 과민 반응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치료

스스로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이라고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소아정형외과 의사선생님께 찾아가 다른 중증도 질병이 아닌 것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스스로 이러한 병이라고 확신했다가 더 심각한 병을 놓쳐서 키우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질환이 어린아이들에게 주로 발생하므로 같은 정형외과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소아’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갈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학병원 진료 예약이 많이 밀려있을 것이므로 혹시 몰라서 신촌 세브란스 소아정형외과에 스케줄도 미리 잡아놓았습니다.

병원에 방문해서 아이의 증상과 상태를 보시더니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이 의심되신다며 고관절 쪽을 초음파로 보자고 하셨습니다. 침상에 누워서 고관절 쪽에 초음파 기계를 갖다대고 모니터를 보니 고관절 쪽에 기포가 보이면서 액체같은 것이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고관절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라고 하셨습니다.

치료는 약이나 주사 물리치료가 필요 없이 집에서 충분히 안정을 취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과를 보인다고 하십니다. 충분한 기간이라 함은 2주에서 3주라고 하셨습니다. 다 나은 후에도 후유증이 남지 않는 의외로 깔끔한(?) 질환이라고 하셔서 다행이었습니다.

만에하나 중간에 통증이 심해지거나 통증이 오래간다면 다시 병원에 내원하시고 대학병원에 의뢰서를 써주실테니 정밀검사를 받아보자고 하셨습니다. 혹시라도 의심이 되는 다른 질병을 확실히 배제하기 위해서 해주신 말씀인 것 같습니다.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후기

아이가 갑자기 못걷는다면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후기

집에 돌아와서 아이를 최대한 휴식하도록 도왔습니다. 휴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눕게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린아이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요.

저희아이의 경우 학기 중에 등하교 하원을 해야해서 학교에서 체육활동 금지, 태권도 등 체육학원 중지, 하교 후 놀이터 금지, 이동 시 킥보드에 태워서 끌고 다니기 등 최대한 움직이지 않게 했습니다.

휴식기간에도 발바닥, 종아리, 고관절 쪽이 계속 아프다고 하긴 했지만 아프다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었고 2주간 이렇게 생활하다보니 신기하게도 아프다는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 고관절 상태가 궁금하시면 병원에 재방문하여 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아이가 갑자기 못걷는다면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후기에 대해 정리해드렸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고관절활맥염